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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솔밭」에 깃든 추억을 되새기며
최 용 혁(강구면 강구리)

2013년 01월 02일(수) 16:10 [i주간영덕]
 
20살의 여름방학 동안 영덕군에 있는 자연발생 유원지 「오천솔밭」이라는 계곡이지만 강 같은 곳에서 44일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예비 소집일에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 설명을 듣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모두 인상이 좋아 보여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의 일은 할머니 두 분과 함께 유원지내 환경 관리를 하는 것이였는데일 시작 첫날은 정말 쉬웠다. 그 넓은 공간(88만㎡정도)을 돌아다니면서 간단하게 휴지 줍기 정도만 했다. 하지만 큰 오산이었다. 본격 피서철인 3주 동안 화장실이 위쪽과 아래쪽에 있었는데 하루에 열 번도 더 넘게 걸레 청소와 물청소를 하고 치우면 더러워지고 또 치우고 정말 힘들었다.

화장실 청소까지는 괜찮았다. 쓰레기 양이 엄청나게 많았다. 청소차가 하루에 두 번 들어올 정도였으니까! 쓰레기 속 개미와 거미, 구더기, 뱀 등등 징그러웠지만 무시하고 일을 했다. 쓰레기 더미에서 캔은 캔대로, 부탄가스, 소주병, 맥주병, 고철, 음식물쓰레기, 일반쓰레기, 박스류 일일이 다 분리해야 했다. 하루에 쓰레기자루 50개 이상이 만들어졌다. 사람들이 쓰레기 집하장에 가져다주면 좋을 텐데 솔밭 중간 중간, 강가 쪽에 버리고 간 사람들은 정말 개념이 없다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내 직책이 환경관리니까 손수레로 집하장까지 다 운반해서 일일이 분리해 버렸다. 손수레를 하루에 20회는 끌었다. 같이 일하는 할머니 두 분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 무거운 건 내가 좀 힘들지만 젊으니까 먼저 움직였다. 환경관리인으로서 할머니 두 분과 내가 쓰레기를 잘 치워 놓아야 청소차 아저씨들이 일하는 게 쉬울 테니까 좀 더 고생을 했다.

일을 하면서 땀으로 샤워한다는 느낌을 처음 알았다. 얼굴과 몸 전체 모두가 땀으로 다 젖어서 옷들이 하루 종일 축축했다. 일이 매일 되풀이다 보니 쉴 시간이 없어서 몸의 피로가 하루하루 쌓여져 갔고 근육통이 생겼으나 연속된 일로 익숙해졌다. 일은 힘들었지만 같이 일하는 할머니 두 분과 매표소 직원들, 매점 ? 샤워장 직원, 수상안전요원 들이랑 장난도 치고 삶에 대한 이야기도 하면서 일을 즐기면서 했다. 44일 동안 같이 지냈으니 당연히 정도 많이 들었고 친해지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계곡 물놀이, 새벽에 경찰과 구급차 출동, 항의하는 사람들, 자리싸움 등등 크고 작은 사건, 사고 등 에피소드가 정말 많이 있었다. 솔밭에 근무하면서 가끔 안내방송을 할 기회가 있다. 처음에는 긴장되었지만 자주하다 보니 나름 재미있었다. 반응도 좋았다. 또, 일하는 나에게 고생한다며 음료수와 수박, 막걸리, 순대, 바나나, 아이스크림 등등 맛있는 것을 나눠주는 정겨운 사람들도 있었다.

일하는 순간 가끔 너무 바쁘고 힘들어 지쳐서 그만두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고 잘 참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그때가 그리울 정도다. 바빴지만 다른 생각할 틈이 없었고 ‘정말 열심히 살고 있다, 보람차다, 재미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제 새해 3월엔 국방의 의무를 하러 떠나야 한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오천솔밭」 계곡을 찾아가 구석구석에 쌓인 그때의 감정과 장면들을 떠올려보고 싶다. 내 인생에 있어서 정말 좋은 경험을 한 곳. 지품면 직원들과 함께하며 도와주신 분들과 아버지께 감사드린다.


2012. 12. .
주간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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