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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은 끝났지만 영덕의 시간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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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11일(월) 14:36 [i주간영덕]
 
국민의 힘 영덕군수 후보 경선이 끝난 지도 20일이 지났다. 그러나 지역 사회는 여전히 거센 후폭풍에 싸여 있다. 경선 승자인 조주홍 후보에 대해 금품 제공 의혹 등이 제기되었고 경선에서 패배한 김광열 후보측은 재심 요구와 함께 법원 가처분 신청, 경찰 고발이라는 강경 대응에 나섰다.

선거를 앞둔 지역 민심은 둘로 갈라지고 있다.
지지자들은 서로를 향해 날 선 말을 주고받고, 군민들은 혼란과 피로감을 호소한다. 그러나 지금 영덕에 필요한 것은 분노의 확대가 아니라 냉정한 절제와 공동체적 이성이다.

우선 우리는 한 가지 원칙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의혹은 의혹일 뿐이며 아직 확정된 사실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번에 제기된 의혹은 결코 가볍지 않다. 만약 사실로 확인된다면 선거 질서를 해치는 중대한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며 누군가의 죄는 수사와 재판을 통해 입증되어야 한다. 정치적 주장과 법원의 판단은 엄연히 다르다.

반대로 경선 결과는 존중되어야 한다. 국민의 힘 경북도당 공천심사위원회는 당헌 당규와 경선 결과를 토대로 조주홍 후보를 승자로 결정하였다. 정당 내부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결정이라면 그 절차적 권위 또한 함부로 부정되어서는 안 된다.

물론 패배한 후보자에게도 재심을 요구하고 사법적 판단을 구할 권리는 있다.
그 역시 민주주의의 일부다. 문제는 그 과정이 군민 전체를 분열과 반목, 대립과 혼란으로 몰아가느냐에 있다.

특히 이번 사안은 현직 군수가 직접 나섰다는 점에서 군민들의 시선이 더욱 복잡하다. 행정 책임자는 일반 정치인보다 더 무거운 책임과 절제를 요구받는다. 법적 대응이 필요할 수는 있으나 그 언어와 태도는 공동체의 균열을 최소화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경선에서 패한 김광열 군수의 사정을 모르는바 아니나 안타까운 점은 국민의 힘 경북 도당의 공천자 발표 이후 김광열 군수가 보여 온 행보로 인해 2014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친 국민의 힘 경선 결과에 대한 승복과 존중이라는 아름다운 기억과 전통이 사라지게 된 현실 때문이다.

영덕이 안고 있는 현실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침체된 지역경제, 청년 유출, 관광 산업의 정체, 농업과 어업의 어려움, 거기다 신규 원전 유치 등 어느 하나 쉬운 문제가 없다.
군민이 듣고 싶은 것은 상대 후보를 향한 분노의 언어가 아니라 앞으로 영덕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에 대한 해답이다.

김광열 군수는 이번 선거에 출마한 당사자이기 전에 현직 군수로서 막중한 책임과 의무를 부여받은 사람이다. 경선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각서의 내용을 상기하여 법적인 문제는 법원의 판단에 맡기되 이미 승패가 가려진 경선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당면한 6.3 지방선거의 공정한 관리에 집중해야만 한다. 조직 내부와 지역사회 안정을 위해 순조로운 군정의 인계 인수를 준비하고 후임자가 다음 4년을 더 나은 영덕 발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태도를 견지하여야 한다. 그것이 군민의 선택으로 뽑힌 민선 군수로서 존경받는 마지막 책무일 것이라 믿는다.

선거는 치열할 수 있다.

그러나 공동체는 선거 이후에도 계속된다.
영덕은 대도시처럼 스쳐 지나가는 익명의 공간이 아니라 선거가 끝나면 다시 같은 시장에서 만나고 식당에서 밥을 먹고 일터나 행사장에서 얼굴을 마주해야 하는 이웃 공동체다. 선거의 상처가 오래 남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상대 진영을 완전히 쓰러뜨리겠다는 정치가 아니라 법은 법대로 판단하게 두고 군민은 군민답게 냉정을 지키는 성숙함이다.

누가 경선에서 승리한 최종 후보가 되었든 또 누가 당선되든 결국 영덕의 미래는 군민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 이번 선거가 증오와 분열의 기록으로 남을지 아니면 혼란 속에서도 공동체의 품격을 지켜낸 선거로 기억될지는 지금 우리 모두의 선택에 달려 있다.

박병모
주간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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